제가 2월의 첫 영업왕에서 소개하고 싶은 콘텐츠는 <돌봄과 인권>이란 책입니다.

'돌봄'이란 키워드가 여기저기 자주 등장하다 보니,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잊곤 하는 것 같아요. 이제 "저출생 고령화 시대에 '돌봄'과 '돌봄 노동'은 중요하다"라는 명제는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읽히니까요. 그런 와중에 <돌봄과 인권>은 돌봄을 인권의 관점에서 묵직하게 사유할 기회를 줍니다.

저희 어머니는 종종 "내가 늙어서 아프면 ,신경 쓰지 말고 요양원에 보내라"고 말씀하시는데요. (그런 때면 저는 대답할 거리를 찾지 못해 딴청을 피우곤 합니다) 이 말 한마디가 돌봄의 주체로 정상 가족 구성원을 상정하는 사회의 통념(요양원에 보내지 않으면 장녀인 제가 전적으로 돌봄을 수행해야 하니까), 돌봄을 수행하는 사적 기관인 '요양병원'이 열악하다는 인식(요양원이 더 좋지 않은 돌봄을 제공하지만, 나의 부담을 덜기 위해 기꺼이 친족의 돌봄을 포기하겠다는 어머니)을 동시에 보여주죠.

우리는 누구나 보살필 수 있고 동시에 누구에게나 보살핌을 받을 수 있어야 해요. 이 책은 돌봄을 받을 권리를 인권과 같은 기본권으로 사유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구성원 모두가 취약성을 가지고 있음을 인정하며 서로를 돌보는 방법을 찾는 것이 곧 우리 공동체를 유지하는 방법이라고 말하죠.

저희 어머니의 말로 돌아가면, 어머니가 '요양병원'에 가도 온전한 돌봄을 받을 수 있는 사회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또 그 요양병원은 공공의 자금으로 운영되어야 하고, 그곳에 종사하는 돌봄노동자들은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어야 해요.

너도나도 돌봄 사회를 외치는데, 어째 돌봄을 권리로 간주하자는 간단한 말은 꽤 급진적으로 들리는 것 같네요. 상호의존은 법으로 명시하지 않아도 당연한, 공동체를 지탱하는 원리 아니었던가 하는 의문도 듭니다. 이 책을 읽으시면 저처럼 돌봄 '담론'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하시게 될 거예요.

"취약해서 늘 안전이 위협받는 상태에 있는 개별 인간이 기본적인 도덕적 권리인 인권의 감각으로 서로 의존하고 기대며 돕지 않는다면, 사회 공동체는 흔들리고 무너질 것이다." 책에서 가장 핵심이라고 생각하는 문장을 인용하며, 영업왕을 마칩니다. 저출생 고령화 시대. 출산장려금 금액을 고안할 때가 아닌 돌봄권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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