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호] 담롱이 과몰입한 '사이렌'

#담쟁이레터 #담롱 #21호 #사이렌 #영업

2023. 6. 13.

이 메일이 잘 안보이시나요?

vol.21. 2023년 6월 3주차 뉴스레터

🌱 오늘의 담쟁이 레터

1️⃣ 인사이트방 엿보기
: #사이렌 #록스터들간의_대화 #소아과전쟁

2️⃣ 이달의 영업왕: 마법의 문장 "써바이 써바이"

*제목을 누르면 원본 기사로 연결됩니다.

여성작가·PD가 만든 센 여자들의 서바이벌, 넷플릭스 '사이렌'

최근 인기가 뜨거운 넷플릭스 예능 <사이렌: 불의 섬>은 군인, 경찰, 경호, 소방, 스턴트, 운동으로 구성된 6개 직업군별 여성 24명이 무인도에서 벌이는 전투 서바이벌입니다. 담롱 멤버들과도 잔뜩 과몰입해선 프로그램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는데요. 쉽게 대상화되고 능력을 의심받는 여성들이 직업에 대한 애정과 사명감을 가득 보여주는 모습은 그 자체로도 어떠한 카타르시스가 되어줍니다.
한계까지 몰아붙이는 미션들에서도 훌륭한 열정과 팀워크를 보여주는 참가자들, 그리고 그들을 악의적인 편집 없이 담아낸 연출도 좋았고요. 이렇게 거대한 규모와 자본으로 강하고 멋진 여성들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한국에서 탄생했다는 게 여전히 조금 신기합니다. 담쟁이 선생님들도 두려움 없이 도전하고 싸우는 참가자들을 통해 용기를 얻을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당신은 나를 당황시켰다": 이브 튜머와 코트니 러브의 만남

전혀 다른 세대의 인물들이 한 개의 키워드를 공유하면서 만나 대화를 하는 것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오늘 보내드릴 인터뷰 속 두 인물이 공유하고 있는 키워드는 '도발'입니다. 인터뷰 기사에는 흑인 퀴어 글램 록·실험음악 뮤지션 '이브 튜머'와 58세의 여성 록스타 '코트니 러브'의 대화가 담겨 있습니다. 이브 튜머는 짙은 화장을 한 흑인 뮤지션으로서 21세기의 글램록을 하는 사람입니다. 그는 짙은 눈화장에 하이힐을 신고서 도발적인 (특히 성적으로) 음악과 영상들을 만듭니다.
코트니 러브는 록음악계의 '마녀' 중 한 명입니다. 그는 커트 코베인의 전 배우자로서 그의 죽음에 대한 온갖 루머와 여성혐오적 시선을 감내했으며 동시에 도발적 행보를 서슴지 않았습니다. '도발'적인 이들은 인터뷰에서 세간의 시선, 거기에 중지를 내미는 태도, 서로에 대한 격려와 존경 어린 시선을 욕과 거침없는 문장 속에 담아 주고받습니다. 거칠고 따스한 그들의 대화를 한번 읽어보시길.

모두가 피를 말리는 '소아과 전쟁'

열이 펄펄 끓던 어린 시절의 하룻밤이 가끔 생각날 때가 있는데요. 물수건을 계속 올려주시던 엄마의 손길도 같이 생각나기도 해요. 20대 후반이 된 제가 아프다고 해도 엄청 걱정하시는데, 조그마한 아이일 때는 얼마나 발을 동동 구르셨을까 상상해요. 요즘은 소아청소년과를 찾아보기 힘들어져서, 주말에 여는 어린이 병원에 '오픈런'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다고 합니다. 의사 수도 부족하고, 특히 소아청소년과는 전공의 미달 사태가 심각하기 때문이라고 해요. 의대 정원 확대가 얼마전 합의됐다고 하는데, 이런 필수 의료 분야를 어떻게 충원할지는 또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담쟁이 선생님들은 '쏙 써바이' 하신가요?"

마법의 문장 "써바이 써바이"

#문장 #행복 #휴가 #쉼

저는 이래저래 3~4가지 일을 동시에 하고 있습니다. 잦은 밤샘과 야근 그리고 하루 커피 8잔은 제 일상이죠. 얼마전 저는 병원에서 '과로'를 진단받았는데요. 의사 선생님으로부터 스트레스 덜 받고 야근 덜 하기란 처방을 받았죠. 근데 그놈의 K-직장인이 그게 가능한가요?

지난주 이른 여름휴가를 다녀온 후 저는 조금 살 것 같습니다. 나름 알차고 버라이어티하게 휴가를 지냈거든요. 가까운 지인과 호캉스도 다녀오고 수영장에서 물놀이도 즐겼죠. 아침 늦게 일어나 평소 손을 놓았던 운동도 다녀왔습니다. 나름 책도 읽으려고 노력했네요.

그런데 그런 마음 있잖아요. 조금이라도 더 어떻게 알차고 방탕하게 이 휴가를 즐길 수 있을까 하는 생각. 결국 휴가 마지막날인 지난 일요일 어떻게든 하루를 불태워서 잘 놀았답니다.

늦은 새벽, 택시를 타고 귀가하며 곰곰이 이번 휴가를 돌이켜봤어요. 창문 너머 한강 야경을 보며 스스로에게 되물었죠. 그렇게 놀았는데, 만족스럽냐고. "만족스럽지 못해"란 생각이 떠올랐고 뒤이어 공허함이 몰려왔습니다.

곰곰이 생각했어요. 일상 속 균형이 비틀어진 지 오래인데 휴가 때 잠깐 이렇게 노는 것이 그리 중요한가 싶었습니다. 이 글조차도 야근하고 집 가는 지하철에서 쓰는 중이란 점이 괜스레 더 서글퍼집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밤샘과 야근의 굴레 속에서 "번아웃이 왔다"고 "힘들어요"를 외치고 있을 저 자신이 보였습니다. 그러다가 또 사랑하는 이들의 마음과 안녕을 놓치고 말겠죠.

▲ 못 살겠다고 가출하는 테디를 배웅해주는 같이 살던 동거인들의 모습. ©쓰라이티

여전히 일과 삶의 균형을 찾기 위해 고민하는 나날입니다. 뭔가 일이 잘 풀리지 않는 날. 유독 스트레스가 심해서 마라탕이 먹고 싶어 미칠 것 같은날. 저는 왠지 캄보디아에서의 짧으면서도 길었던 일상을 떠올립니다. 비가 오면 모든 업무가 멈췄고, 점심시간 후 최소 2시간의 시에스타(낮잠)와 칼퇴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맥주가 보장됐던 곳이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사무실에서 모두가 해먹에 누워 잠드는 삶 😁)

그래서 오늘은 여러분에게 캄보디아에서 배운 마법의 주문을 영업합니다.

쏙 써바이(សុខសប្បាយ). 퇴근길 지하철에서 이 말을 조용히 읊조립니다. 우리말로는 "잘 지냈어?" 같은 평범한 인사말이에요. 그런데 직역하면 이런 말이죠. "(너는 지금) 행복해?" 제가 만난 캄보디아 분들은 언제나 "써바이 써바이"라고 대답했어요. 직역하면 "매우 매우 행복해"란 뜻이죠.

캄보디아에서는 아무리 흐린 날이라도 하늘이 곧 맑아질 것이란 믿음이 있었어요. 한집에 같이 살던 할머니께서 비오는 날 하늘을 향해 "써바이 써바이"를 말하셨기 때문일지도 몰라요. 한국에 돌아온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이 말은 여전히 제게 마법의 주문으로 남아 있습니다. 잘 풀리지 않더라도 곧 써바이 써바이 할 수 있을 것이란 그런 믿음 말이죠.

6월도 얼마 남지 않았네요. 담쟁이 선생님들은 쏙 써바이 하신가요? 뭔가 힘든 나날이더라도 같이 써바이 써바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테디 에디터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