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시작은 이렇습니다. 연주는 계속된 자기혐오와 우울을 겪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연주에게 온전히 우울할 틈을 주질 않습니다. 교실에서 본격적으로 울어보려는데 비타스틱을 빨며 한 친구가 들어옵니다. "너 혹시 뭐 하는 거 있어? 나 뭐 할 거 있는데" 유서 쓰려는데 뒤에서 주술을 위한 책상 배치를 만드느라 계속 덜그럭거립니다.
결국 둘은 같이 영혼을 부르는 주술까지 하게 되는데요. 일이 꼬이고 다시 한번 죽으러 간 학교 옥상에선 눈물 콧물 다 흘리고 있는 회장을 만납니다. 둘은 연주가 아빠 집에서 훔쳐 온 와인을 나눠마시며 이야기를 나눕니다. 언제나처럼 틱틱거리며 "나도 내가 싫다"는 연주에게 회장은"아니 그래도 너무 싫어하진 마. 너 아니면 누가 널 좋아해 주냐"는 말을 건넵니다.
영화는 계속해서 연주에게 '너를 사랑해 달라'고 이야기합니다. 어찌저찌 지옥에서 잠깐 들린 엄마는 "사랑해"라고 말을 못 해 "사... 사..." 거리고 있는 연주에게 한마디 합니다. "엄만 됐고 이젠 너를 좀 더 좋아해 줘" 스스로를 향한 사랑이 있을 때, 또 다른 사랑이 피어날 수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지옥에서 왔어도 이 질문을 안 하고 넘어갈 순 없나 봅니다. "너 레즈비언인 건 맞는 거야? 사춘기 때는 혼란스러워서 그럴 수도 있다는데" 전형적인 질문에 연주는 정답에 가까운 대답을 합니다. "엄마 그거 알아? 레즈비언 영화에선 꼭 베드신이 나온대. 안 그러면 어떻게든 우정 영화라고 말해버리니까. 근데 사실 그런 거는 증명할 필요가 없거든. 내가 아는데. 그럼 된 거지"
증명할 필요, 변명할 필요 없는 사랑. 내가 알고, 내가 하는 사랑. <틴더시대 사랑>은 내 사랑의 주체이자 대상으로 '나'를 이야기합니다. 옷장에서 야광별을 보던 연주는 끝으로 밤하늘의 별들과 마주합니다. 옷장 밖에는 수많은 상처와 아픔, 갈등이 도사리고 있지만 어차피 걸어가야 하는 길이라면 사랑과 함께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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