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호] Don't go babe

#담쟁이레터 #담롱 #27호

2023. 9. 5.

이 메일이 잘 안보이시나요?

vol.27. 2023년 9월 1주차 뉴스레터

🌱 오늘의 담쟁이 레터

1️⃣ 인사이트방 엿보기
: #노들장애인야학 #마리의예술사 #적당한_거리의_죽음

2️⃣ 이달의 영업왕: 노래 <그대 떠난 후>

*제목을 누르면 원본 기사로 연결됩니다.

노들장애인야학 30년을 지킨 한 사람이 있다

지난주 저는 처음으로 노들장애인야학을 방문했어요. 글로만 접한 노들의 첫인상은 "정말 편하다"였습니다. 나다울 수 있고, 나만의 속도로 움직이고 공부하고 노동할 수 있는 공간이였거든요. 우리 사회의 몇 안되는 귀한 곳이라고 생각해요. 노들야학이 올해로 30주년을 맞았어요. 초창기부터 함께하고 있는 공동 교장 김명학 씨는 "제도권 교육을 받지 못한 성인 장애인에게 노들야학이 할 역할이 여전히 있다"라고 말해요. 장애는 바꿀 수 없지만 "장애를 둘러싼 사회환경은 바꿀 수 있다는 걸 노들야학에서 배웠다"고 덧붙히면서요. 제 소개글은 노들과 노들 사람들의 멋짐을 다 담지 못해요. 그러니까 인터뷰 전문을 꼭 읽어보세요.

아내의 시간을 가로챈 예술가 남편들

마리라는 여자의 초상화가 있습니다. 푸른 눈이 빛나는 여자는 화사한 미소를 짓고 있어요. 옆에는 마리의 자화상이 있습니다. 눈에는 빛이 없고 얼굴에는 그늘이 졌으며 입은 아무것도 말하지 않아요. 남편이 그린 초상화 속 마리는 뮤즈이지만, 자화상 속 마리는 텅 비어 있습니다. 본인도 예술가였던 마리의 시간은 남편에게 흡수되었고 남편의 시간 속에서 마리의 창조력은 시들어갔습니다. 가부장제는 마리를 자양분 삼아 남편의 예술만 키워냈죠.
이 글은 대가 남성 예술가의 작품에 스러진 여성 예술가를 소개합니다. 구스타프 말러와 자코메티의 미술사에서 지워진 알마와 아네트, 마리를 한번만 마주해보세요.

우리 집 근처에는 죽음이 없다

"서울은 죽은 자는 물론이고 죽음 그 자체를 떠올리게 하는 모든 것을 깨끗이 치워 버린다. 서울이라는 삶의 무대에서 내려온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가버린 걸까". 책 <적당한 거리의 죽음>은 우리 곁에 부재하는 죽음을 위한 공간을 이야기합니다. 사람과 건물로 꽉꽉 채워져 24시 돌아가는 서울엔 죽음을 생각할 시간도, 죽음을 포용할 공간도 없습니다. 결국 모두 죽을텐데, 우리는 죽고 나서 어디로 갈까요. 책은 산책을 하고 간식을 먹고 춤을 추는 일상이 펼쳐지는 파리의 묘지를 제안하며 죽음과 삶이 한 공간에 어우러질 수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저는 이 책을 팟캐스트 '힘빼기에 힘쓰기'에서 처음 접했는데요. 책에 대한 세 분의 이야기 또한 무척 흥미로우니 책을 읽기 전, 혹은 책을 읽은 후 한번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너만의 리듬에 맞춰

노래 <그대 떠난 후>

#음악 #이상은 #그대떠난후 #DMZ #페스티벌

지난 주말,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에 다녀왔습니다. 다른 담롱 PD 셋과 함께 다녀와서 더욱 좋았어요. 저는 영업하고 싶은 것이 항상 많아서 탈인데요. 이번 영업왕에서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영업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더 최근의 기억이 생생하게 덮어씌워진 걸까요. 이 음악이 귀에서 떠나질 않아 급히 주제를 바꿔보았습니다. 가수 이상은의 <그대 떠난 후>입니다.

▲ 대한민국 싱어송라이터 이상은의 <그대 떠난 후>를 교차 편집한 영상. ©D, 유튜브

큰 키에 허스키한 목소리, 멋진 패션으로 노래하는 이상은을 무려 교차 편집(!)으로 담아둔 유튜브 영상이 있어서 가져와 봤습니다. 멋있다는 말로는 차마 다 표현할 수 없는 모습을 꼭 봐주세요.

이번 DMZ 뮤직 페스티벌을 기다리며 제가 가장 기대했던 아티스트는 이상은이었는데요. 기대했던 만큼이나 선생님께서는 정말 아름다운 무대들을 보여주었습니다. 첫 곡 <비밀의 화원>부터, 자꾸만 눈물이 나던 <삶은 여행>, 방방 뛰며 즐겼던 <그대 떠난 후> 등등 명곡과 함께했습니다.

서정적인 가사와 멋들어진 연주, 큰 야외무대를 꽉 채우는 이상은의 에너지가 철원의 밤에 울려 퍼졌어요. 노래 중간중간 멘트도 어쩜 이렇게 잘 하시는지. 음악을 통해 관객들의 마음을 위로하고자 하는 멋진 어른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