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 삶 너머에도 너의 이야기는 존재하니까

#29호 #담롱 #담쟁이레터 #구독자사랑

2023. 10. 17.

이 메일이 잘 안보이시나요?

vol.29. 2023년 10월 3주차 뉴스레터

🌱 오늘의 담쟁이 레터

1️⃣ 알음알음 인물사전: 차해영 마포구의원

2️⃣ 인사이트방 엿보기: #재정비할_언어 #버섯 #주거권
3️⃣ 이달의 영업왕: 샘킴 'Seattle'

최초로 커밍아웃한 성소수자 정치인, 차해영 더불어민주당 마포구의원

알음알음 인물사전

"저는 성소수자 구의원으로 불리는데 굉장히 자부심을 갖고 있고요. 근데 이제 최초의 성소수자 구의원이 아닐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드리는 거예요. 굉장히 많은 성소수자들이 사실은 정치의 영역에서 활동할 수 있거든요. 자기 정체성이란 것이 정치를 하기에 불리한 조건으로 작동되는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밝히지 못했을 수도 있단 전제를 늘 하고 있거든요. '최초의 성소수자 구의원'이 아니라 '최초의 커밍아웃을 한 성소수자 구의원'이 더 명확한 것 같습니다."

▲ 제9대 마포구의회 구의원 차해영님의 이야기를 지금 바로 보세요. ©담롱

담쟁이 선생님 여러분, 잘 지내셨나요? 얼마 전 담롱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새로운 영상 보셨나요?
국내 최초로 커밍아웃한 성소수자 구의원 차해영 마포구의원을 인터뷰했는데요. 성소수자, 장애, 여성 등 소수자성을 지닌 이들은 특정 키워드로만 부각될 뿐, 그들의 복합적인 정체성은 매몰된단 점이 아쉬워 인터뷰를 진행하게 됐습니다.

성소수자 인권운동 뿐만 아니라 지역 밀착형 운동·청년·주거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온 차해영 의원의 여러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요. 담롱과 담롱의 편들이 채운 인물사전은 이 페이지를 통해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기획 과정에서의 비하인드 썰은 조만간 PD노트로 전하겠습니다. 영상 구독 좋아요 알림설정 잊지 말아주시고, 많이 공유해주세요 😁

담롱 드림

*제목을 누르면 원본 기사로 연결됩니다.

Initial Comments on Hamas's October Counter-Offensive

절망적인 상황. 끝도 없는 폭력과 희생. 켜켜이 쌓여 있던 맥락과 역사가 말끔히 무시되고 적극적인 방관과 거짓말들이 곳곳에서 발견되는 요즘입니다. 저는 이제야, 이 상황에 맞설 저의 언어를 어떻게든 찾으려 이것저것을 보고 있습니다. 언어를 찾고자 제가 처음으로 택한 글은 레바논계 마르크스주의 역사학자 질베르 아슈카르의 이번 전쟁에 대한 논평입니다.

폭력 속에서 서방 언론이 뭉개고 있는 역사적 맥락을 하나하나 짚은 뒤 다분히 '좌파적'인 결론을 맺는 그의 글은 우리의 언어를 재정비하는 데에 좋을 첫걸음 같습니다. 역사 속 맥락을 되짚으며 우리가 설 위치와 말해야 할 언어들을 골라내 보기를 권합니다.

히로시마 '그라운드 제로'의 첫 생명은 송이버섯

"삶이 엉망이 되어갈 때 여러분은 무엇을 하는가? 나는 산책을 한다. 그리고 운이 좋으면 버섯을 발견한다." <세계 끝의 버섯>이라는 두꺼운 책을 사서, 주말마다 틈틈이 읽고 있습니다. 삶은 원래 불안하고 불확실하고, 현시대는 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런 가변성이 또 희망과 아름다움이 되기도 합니다. 어렵고 어지러운 세상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생존해야겠죠. 자본주의의 폐허 속 그럼에도 가능성과 호기심을 찾아가야 한다는 책의 이야기를 받아들이고 배우고 있습니다.

부자 30명이 집 8000채 소유, 빈민은 거리로… 400명 도심 행진

2023년 1017 빈곤철폐의날 슬로건은 '주거권 지금 당장'입니다. 30명이 8,000여채의 집을 소유하고 있을 때, 누군가는 누울 공간조차 없는 불평등이 콘크리트처럼 단단하고 당연하게 도시를 덮고 있습니다. 지난 14일 이 단단한 빈곤에 균열을 내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여 서울의 거리 위를 행진했습니다. 조직위원회는 투쟁결의문을 통해 이렇게 말합니다. "노점상이 사라진 도시를 발전한 도시라고 말하지 말자. 휠체어를 외면하는 버스와 장애인을 채용하지 않는 노동을 묵인하지 말자. 가난한 이들을 빗물과 더위, 추위에 죽어가도록 방치하지 말자. 이대로는 살 수 없다. 빈곤 없는 세상을 만들자."

샘김 <SEATTLE>: 돌아가고 싶은 집과 떠나온 집 사이에서

Take Me Home

#샘김 #노래추천 #시애틀 #이주 #디아스포라

유난히 길고 더웠던 여름을 통과해 가을에 이르렀네요. 의식처럼 쌀쌀해지면 샘김 노래를 찾습니다. 저는 그중에서도 'Seattle' 곡을 좋아합니다.

많이 알다시피 샘김은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태어났어요. 나고 자란 도시를 떠나 한국의 케이팝스타 오디션에 참가해서 가수가 됐죠. 이 노래 또한 그의 궤적을 쫓습니다.

시애틀에서 한국 서울로 이주하며 느낀 감정들을 가사에 담았어요. 1절은 영어로, 2절은 한국어로요. 마지막엔 '집에 데려가달라(take me home)'로 끝납니다. 그곳이 어딘지는 당사자만 알겠죠?

▲ 가수 샘김의 'Seattle' 뮤직비디오. ©1theK

담쟁이 선생님들도 돌아가고 싶은, 혹은 '집'이라고 느끼는 공간이 있나요? 저는 샘김 노래를 들으면 부쩍 집에 대해 생각하게 돼요. 그게 태어난 곳이든, 오랫동안 머문 곳이든, 혹은 짧게 머물었지만 환대받은 경험을 한 곳이든요. 지리적인 공간으로 지을 수도 없겠죠. 누군가의 존재가 나에겐 언제든지 돌아갈 수 있는 집처럼 느껴질 때도 있을테니까요.

저도 떠오르는 '집'들이 몇 군데 있는데요. 그중 단풍이 멋들어지게 물든 한 곳이 생각나요.
시애틀에서 동쪽으로 5시간 비행기를 타면 도착한답니다. 그곳은 베트남 쌀국수가 유명하고요. 레바논식 슈와마가 지역의 명물이고요. 그리고 최고로 고소한 아이스라떼를 파는 카페도 있어요.

참, 집 근처에 (1970년대 페미니스트 SF소설에 등장하는 외계인 여주인공의 이름을 딴) 페미니즘 서점도 있답니다.

▲ 캐나다 몬트리올에 머물던 시절 융융의 일상. ©융융

한 곳에 몸과 마음을 두려고 노력하다 보면 떠나온 곳이 종종 생각납니다. 그렇다고 다시 돌아가고 싶진 않아요. 그곳에 살면서 마냥 좋은 기억들(예컨대 앞서 나열한 맛집)만 있었던 건 아니였으니까요. 오히려 그 시절엔 시애틀을 들으며 한국을 그리워했습니다. '나랑 피부색과 생김새가 비슷한 동양인 여자들이 많은 나라에서 살고 싶다'고 염원하면서요.

어찌됐건, 겉보기엔 다수에 속해있지만 또 그 안에서 온전히 섞이지 못하는 지금의 저는 점점 제 세계가 좁아지는 것 같아 두렵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저 부유하는 삶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드네요.

다만, 요리조리 흘러가는 과정에서 지칠 수도 있으니 힘들면 돌아갈 수 있는 '집'같은 작은 안식처들을 만들어야겠어요.

뻔한 이야기를 길게 늘어놓았습니다. 시애틀 외에 샘김의 첫번째 앨범 <I am Sam> 에 담긴 다른곡들도 들어보시길…. 강력 영업합니다.

융융 PD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