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매일 이런 소식들을 읽으며 살고 있습니다. 기후우울증 걸리기 딱 좋은 직업이죠. 그런데도 여전히 기후위기는 우리 사회에서 담론이 되지 못한단 생각을 합니다. 실제로 이 일을 한 지 어느덧 3년이 다 되어 가고 있지만, 저는 주변 지인들로부터 "북극은 원래 여름에 많이 녹아"나 "기후변화 그거 다 가짜야"라는 말을 듣곤 하거든요.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며 사무실에 앉아있는 이들에게 해수면 상승이나 이상기후 같은 단어는 얼마나 멀게 느껴질지 싶어요. 현재 기후정책을 만들고 조언하는 대다수만 봐도 알 수 있는 걸요. 우리 모두 끓는 물 속에 개구리 신세란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네요.

왜 이렇게 답답할까요? 조지 마셜의 <기후변화의 심리학>에서 그 답을 좀 찾았어요. 작가는 책에서 이렇게 말해요. 기후위기는 현재의 나에게 단기적 손실을 감내하라 한다고요. 지금까지 무해하다고 믿었던 모든 것이 위해하다고 말하는 것이 기후위기죠. 우리가 입고 쓰고 있는 모든 걸들 심지어 말하는 방식에도 변화를 요구하는 것도 기후위기라고요.

기후대응을 위해 남은 시간이 별로 많지 않아요. 돌아올 수 없는 지점을 건너는 순간, 모든 일상이 빠르게 무너지겠죠. 같이 절망하되 희망을 잃지 말아주세요. 절망이 찾아와야 문제를 해결할 사회적 담론이 빠르게 이뤄지겠죠.

늦은 퇴근길 제가 자주 듣는 음악 하나를 추천해요. 스웨덴 기후활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녹음에 참여한 영국 밴드 The 1975의 'The 1975'입니다. 툰베리 활동가가 직접 낭독한 에세이기도 하죠. 뮤직비디오 속 풍경들은 기후위기들 곧 사라질 장소들이라고 해요. 더는 두 눈으로 구경할 수 없는 현실을 풍자하고자 게티이미지 속 사진들로만 뮤비를 만들었고요.

노래 속 인상 깊었던 문구로 여기서 인사드릴게요. 우리가 이 싸움에서 지고 있단 걸, 인정해야만 합니다. 그러나 아직 모든 걸 되돌릴 시간이 있습니다.

담쟁이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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