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쟁이 레터 4호]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을 때

#4호 #담롱 #쉼 #휴식 #멍_때리기

2022. 10. 18.

이 메일이 잘 안보이시나요?

vol.04. 2022년 10월 3주차 뉴스레터

🌱 오늘의 담쟁이 레터

1️⃣ 인사이트방 엿보기
: #거제조선소_유최안 #색다른의원 #교내풍기문란죄 #한정현_소설가 #키오스크

2️⃣ 이달의 영업왕: 음악 유튜브 채널 <Luca Longobardi>

구독자 선생님들 안녕하세요? 담롱입니다!

스테디오를 통해 담롱을 후원해주고 계신 구독자 선생님들 모두 감사합니다! 이전 뉴스레터가 궁금한 분들을 위해 '뉴스레터 아카이빙' 페이지가 개설됐습니다. 이번 호부터 전달할 뉴스레터 하단에서 링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카이빙 페이지에서 담롱 멤버들의 인사이트 보고 가세요 😊

*제목을 누르면 원본 기사로 연결됩니다.

유최안 "죽음 결심했었다...470억 손배? 더 잃을 것도 없다"

거제 조선소에서 1m 크기의 철제 큐브 안에 자신을 가두고 권리 보장을 외쳤던 유최안 부지회장의 인터뷰입니다. 인터뷰 속 그의 답변들에는 육체와 정신의 피곤함이 짙게 묻어 나옵니다. 목숨을 건 싸움 끝에서도 바뀌지 않는 상황. 상황에 지쳐 결국 업장을 떠나는 사람들. 그는 지친 말투로 '그럼에도 자신이 떠나지 않고 싸우는 이유'에 대해서 말합니다. "나는 내가 있는 곳에서, 여기에 있어야 하는 사람들과 함께 어떻게든 살아가보는 게 사람답게 사는 거라 생각한다." 지친 목소리 속에서 언뜻 빛나는 숭고하고 단단한 마음에 대해서 생각하게 됩니다.

"임신중지·트랜스젠더" 누구나…'색다른 환자'도 차별없는 병원

담롱에서 지난해 제작했던 순천향대병원 감염내과 의료진 인터뷰 영상을 기억하시나요? 감염내과 의료진이 직접 참여해서 제작하는 HIV/AIDS 매거진 '희망꾸러미 매거진'을 우연히 알게 된 후, 아이템에 완전히 매료돼 굉장히 빠르게 인터뷰이를 컨택하고 영상을 촬영했던 기억이 있네요. 퀴어프렌들리한 의료진이 공개적인 활동을 한다는 것에 매료된 이유는 그만큼 한국의 의료환경이 성소수자에게 접근성이 놓지 않기 때문이죠. 이번 기사에 소개된 최예훈 원장님은 아예 '성, 재생산 건강 의원'을 표방하며 사회적 소수자들의 의료접근권을 높이기 위한 병원을 개업하셨습니다. 마음 편하게 임신중지를 할 수 있고, 트랜지션 호르몬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이라고 해요. '색다른 의원'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인터뷰 본문을 통해 확인해 보세요!

숨어서 하는 포옹은 괜찮으신가요?

공교롭게도 저번 레터에 이어 오늘도 청소년 관련 기사를 가져오게 되었네요ㅎㅎ 제가 졸업한 고등학교에는, 학칙 중 '이성과의 불건전한 연애 벌점 5점'이 있었답니다. 그때도 청소년의 연애를 벌준다는 것이 조금 우스웠는데, 지금은 '이성'과의 연애만 있는 것처럼 전제한 것도 눈에 띄네요. 기사에서는 "더 이야기되어야 하는 것들에 대한 침묵은, 고립으로 이어진다"고 말합니다. 청소년의 감정까지도 통제하려는 낡은 틀은 아직도 여전하네요. 청소년 보호주의라는 좁은 시각이 오히려 유해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대표적인 예시인 것 같습니다.

낙관하자, 희망이 있어서가 아니라 '살아야 하니까'

저는 작가, 감독, 배우 등 창작자의 인터뷰를 좋아합니다. 작품에 최초로 부여된 의미를 살펴보는 일을 좋아해요. 창작자의 입으로 작품에 대해 듣다보면, 작품 곳곳에서 새로운 서사가 생겨나는 경험을 하곤 합니다. 오늘은 가장 최근에 본 인터뷰를 한 편 공유합니다. 늘 좋아하는 한정현 소설가의 인터뷰예요. 엉망진창인 세계를 통과하는 '이상한' 사람들이 살아남고자 낙관하고 사랑하기를 선택한다니, 이렇게 탄생한 이야기라면 언제나 따라 읽고 싶습니다. 참, 정서경 작가 인터뷰도 좋았는데 제가 아직 <작은 아씨들>을 다 못 봐서요. 그 얘기는 다음에 하기로 해요.

"키오스크는 고문기계"…세상은 변한다, 노인들이 못 쫓아오게

요 며칠 전에 점심을 먹으러 대형마트 푸드코트에 방문했습니다. 키오스크 앞에 줄을 서서 돈가스를 선택했죠. 제가 주문을 마치자 한 노부부가 제게 다가와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키오스크로 식사를 주문하는 법을 몰라서 한참을 기다렸다고 말씀하셨죠. 이날 있었던 일을 동생에게 말했어요. 동생이 제게 말해주더군요. "오빠…우리 할머니도 그래서 키오스크 있는 식당에 일부러 안 가셔." 저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어요. 누군가의 편리함이 또 다른 이에게는 장벽인 상황. 선생님들도 이 기사를 꼭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을 때

유튜브 채널 <Luca Longobardi>

#유튜브 #악기 #지속가능성 #쉼 #문화

도저히 생각을 하기가 싫을 때가 있습니다. 아무것도 받아들이고 싶지 않을 때도 있어요. 그럴 때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나요? 어떤 분은 정말로 생각을 비우고 누울 수도 있을 테고, 아무것도 하지 않기를 도와줄 다른 걸 찾는 분도 있으실 겁니다. 저 같은 경우는 후자입니다. 산만하기 그지없는 저는 도움이 필요합니다.

저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바로 이 유튜브 채널입니다. 저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 이 유튜브 채널을 켜놓고 멍하니 바라보곤 합니다.

©Luca Longobardi

이 채널은 루카 롱고바르디(Luca Longobardi)라고 하는 뮤지션의 유튜브 채널입니다. 그는 다양한 신시사이저와 전자악기를 이용해 만든 오묘하고 편안한 음악 영상들을 업로드합니다. 제가 잘 알지 못하는 여러 악기들이 내는 소리들을 들으면 저는 이상하게 마음이 편안해지고, 잡념이 없어지는 기분이 들어요.

저희 채널은 많은 이들에게 우리가 잊고 지내는 사실들, 뜨거운 싸움의 현장들 그리고 용기 넘치는 인물들의 힘을 전달하고는 합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반드시 저희가 넣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여러분이 스스로를 소진시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이나 도저히 바뀌지 않는 상황들, 마음을 힘들게 하는 일들이 있습니다. 그것들에 여러분이 지쳐 떨어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때로는 사유를 멈추고 긴 싸움 속에 쉼표를 잠시 찍으셔도 된다고 말하고 싶어요. 그 사유와 싸움이 지속되기 위해서, 또 무엇보다 자기 자신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 지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스스로를 소진시키지 않고 지치지 않기 위해서 가끔은 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 어떻게 하시나요?

윤오 PD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