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쟁이 레터 6호] 어떤 이는 자신의 온 삶을 걸고 문밖을 나선다.

#6호 #담롱 #애도 #탈시설 #HIV

2022.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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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06. 2022년 11월 3주차 뉴스레터

🌱 오늘의 담쟁이 레터

1️⃣ 인사이트방 엿보기
: #없음의감각 #탈시설은혁명 #전파매개행위죄_공개변론 #낙태죄없는산부인과 #전장연시위보도

2️⃣ 이달의 영업왕: 영화 <치코와 리타>

*제목을 누르면 원본 기사로 연결됩니다.

'없음'이 우리 곁에 함께하기까지…아이에게도 필요합니다 충분히 애도할 시간이

죽음이라는 개념을 받아들이는 과정은, 꽤 어린 시절에 시작되죠. 저는 아직도 대구지하철참사 당시 며칠 동안 악몽에 시달리던 어린이 시절이 기억나요. 이름 모를 누군가가 멀지 않은 공간에서 사라졌다는 사실에 몇 날 며칠을 끙끙 앓았어요. 가장 크게 죽음을 인지했던 사건이었습니다. 이 칼럼에서는 동화책이 담고 있는 애도의 개념을 짚습니다. 두렵지만 타인의 부재를 피하지 않는 일, 그 어려운 일은 어린이뿐만 아니라 지금 우리 사회의 모두에게 필요한 것 같네요.

[홍은전 칼럼] 탈시설은 혁명이다

홍은전 선생님을 담롱 촬영을 통해서 처음 뵌 후, 전 주기적으로 그의 글을 찾아 읽습니다. 요즈음 홍은전 선생님은 장애인 투쟁에 뛰어든 비장애인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전달해주고 계십니다. 이 글은 선생님의 저서인 <그냥, 사람>에도 나오는 꽃님 씨와 그를 지원하는 운동가 소연님의 이야기입니다. 자신의 온 삶을 걸고서 선택을 한 이. 그리고 그의 선택을 온 삶을 걸고서 지지하는 이. "나가야겠어"라는 작은 응답으로 세계를 기우뚱거리게 하는 사람들. 그들의 선택이 그토록 무거워야만 하는 것이 아닐 수 있기를 오늘도 바랍니다.

성관계 했다고 징역 3년?…"왜 에이즈 환자만 차별" vs "공익이 더 커"

지난주 목요일(10일)에 헌법재판소 공개변론을 방청하고 왔습니다.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법 제19조 '전파매개행위의 금지' 조항에 위헌 여부에 대한 공개변론이 진행됐기 때문입니다. 예상은 했지만 헌법재판관들의 무지한 질문들, 질병관리청 측의 터무니없는 말에 숨이 턱턱 막혔습니다. 원고 측 변호사인 한가람 변호사님, 담롱의 <잘 알지도 못 하면서> 2편에도 출연해주셨던 최재필 선생님이 원고 측 참고인으로 출석하셨습니다. 두 분은 해당 조항과 사건 자체를 처음 접하는 헌법재판관을 이해시키기 위해 굉장히 노력하셨어요. 공개변론에서 오간 이야기를 간단하게 정리한 기사가 있어 담쟁이 여러분께 공유드립니다.

여성, 소수자를 환대하는 병원 하나쯤은 있어야 했다

산부인과를 떠도는 여자들이 있습니다. 임신 중단을 선택했는데, 병원이 마땅히 줘야 할 신뢰와 안전 대신 차별적인 시선과 불쾌감을 주곤 해서요. '낙태죄' 폐지 이후의 세계, 이제 우리에겐 성과 재생산의 권리를 존중하고 함께 논의할 수 있는 병원이 필요합니다. 오늘은 그런 병원이 탄생했다는 소식을 공유할게요. 모두가 언제든 불안과 낙인 없이 병원에 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전장연 시위 보도에 "본질 사라지고 혐오·차별만"

저는 지하철 4호선을 타고 출퇴근합니다. 종종 열차가 지연되는 날, 구글에 4호선을 검색합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 시위가 오늘이구나 뒤늦게 알게 되죠. 시위가 1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어느 순간부터 시민의 불편함이 가중되고 있단 기사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전장연이 왜 출근길에 시위를 나서게 됐는지 조명한 기사는 찾아보기 힘들었죠. 기사에서도 이를 지적합니다. "전장연을 시민 불편만 야기하는 부정적 존재로 보여주는 것이다. 본질은 사라지고 혐오와 차별만 남게 됐다."

치코와 리타가 마주한 반세기의 세계

영화 <치코와 리타>

#스페인 #애니메이션 #쿠바 #재즈 #1984년 #쿠바_하바나_배경 #넷플릭스 #왓챠

노래하며 사랑하는 영화를 즐기는 분들에게 꼭 추천드리고 싶은 작품입니다. 모든 장면 장면이 아름답다고 감히 말하고 싶어요. 1948년 쿠바의 하바나를 배경으로 하는 <치코와 리타>는 천재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치코'와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하는 가수 '리타'의 사랑 이야기입니다. 다소 뻔하게 느껴지는 음악가들의 사랑 이야기지만 <치코와 리타>는 특별한 연출로 풀어냅니다.

스페인 감독과 스페인 만화가, 쿠바 재즈 피아니스트가 협업하여 만든 작화와 음악은 '1948년 쿠바 하바나'라는 다소 생소한 시대적 배경을 아주 강렬하게 묘사해냅니다. 물 흐르듯 움직이는 작화의 굵은 선이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지는데요, 곧 부드럽지만 통통 튀는 재즈 선율과 어우러져 작품 특유의 분위기를 연출하는 장치로서 다가오게 됩니다.

▲ 영화 <치코와 리타>의 한 장면. ©Luma Films

극중에서 치코와 리타의 사랑은 평범하게 시작하지도, 뜻대로 흘러가지도 않습니다.
'아메리칸 드림'을 가지고 있던 그들이 마주한 뉴욕은 흑인 여성 가수에 열광하지만 인종 분리 정책으로 흑인의 숙박을 제한하는 이중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오랜 시간 떠났다 돌아온 쿠바는 사회주의 혁명으로 인해 전과 같은 삶을 영위할 수 없는 곳으로 변화해버리기도 합니다. 두 사람의 사랑과 그들이 하는 음악, 치코와 리타가 마주한 반세기의 세계는 끊임없이 붕괴와 재건을 반복합니다.

전 세계를 오가며 사랑과 이별을 겪는 치코와 리타의 이야기를 쿠바의 재즈 선율과 스페인의 애니메이션 작화를 통해 전하는 낭만적인 작품입니다. 뉴스만 보면 숨이 턱턱 막히는 건조한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 동화같은 사랑 이야기에 흠뻑 빠지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드리고 싶어요.

묵자 PD 드림

🏳️‍🌈 '프라이드 엑스포'에 방문해주신 담쟁이 여러분 사랑합니다!
지난 5일부터 6일, 양일간 열린 프라이드 엑스포. 담롱이들을 만나러 온 담쟁이 선생님들 너무 감사했습니다. 선생님들의 가슴 어린 응원 담롱이들 모두 에너지를 만땅으로 충전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사랑, 평등, 다양성, 연대, 포용 그리고 서로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던 귀중한 시간. 담쟁이 선생님들 정말 사랑합니다 💚💚